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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정보모음집

The Higher Power of Lucky 독서감상문

by 분석왕홍멍구 2021.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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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메일을 정리하다가 과거에 썼던 과제용 독서감상문이 남아있는걸 발견했다. 평소같으면 뭔가 오글토글해서 칼같이 삭제 했겠지만 이것도 20대 나의 기억이고 추억인것 같아 여기에 남겨놓으려 한다. 혹여나 검색해서 오는 분들 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내기억이 맞으면 나는 글재주가 굉장히 없는데 A0였나 받아서 놀랐던 기억이 남아있다.

 

 

The Higher Power of Lucky

 

 

 조심스럽게 영어도서관의 문을 열고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당황했다. 수많은 금지리스트를 뚫고 저 책들 사이에서 금지 되지 않은 것을 찾아야 하는 건 꽤나 시간을 요할 것 같았다. 몇 권의 책이 금지리스트에 의해 선택을 저지당하고 굉장히 부드러워 보이는 책 한권을 집어 들었다. 그 책이 바로 지금 리뷰를 쓰는 The Higher Power of Lucky이다. 교수님이 기존의 독서 감상문 형식을 깨고 나만의 것을 써보라는 말씀과 굉장히 어울리는 슈퍼파워 히어로물 같은 느낌이었다. 이것이 며칠간 나의 골머리를 썩게 한 원인이 될 줄이야.. 표지에 있는 여리고 밝지 않은 표정의 소녀가 주인공임을 진작 눈치 챘어야 했는데.. 이것은 동화였다. 미국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훈을 주기위한 그런 동화 말이다. 시작 전에 제목에서 된통 당해버려 정신이 약간 혼미해지고 나서 이 모든 일의 원흉인 제목을 검색 해 보았다. 한글로 번역되어 나온 제목은 행운을 부르는 소녀 럭키였다. 그러나 개인적인 느낌상 이 책의 어느 부분도 럭키가 주변을 변화시키거나 행운을 가져오는 존재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 소녀는 굉장히 불쌍했고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한 사람들의 치유센터에서 엿듣는 the higher power가 무엇인지 자신에겐 어떤 의미인지를 찾고 가지고 싶어 하는 소녀이다. 영어를 배워야 함을 다시금 느꼈다. 그렇지 않았으면 자연스레 행운을 부르는 소녀쯤으로 여겼을 테니까. 이 불쌍한 어린 소녀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전 여자 친구에 의해 보살핌을 받는다. 다행인건 이정도로 자식에 무관심한 아버지와 같이 사는 건 아니라는 정도다. 시작부터 우리나라 어린아이들이 읽는 동화와는 정서와 배경, 느낌부터가 너무나도 다름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어려웠다는 것이다. 쉬운 단어와 문장 구조로 구성 되어 있는 것 같지만 내용을 파악하는 데는 결코 한번 읽어서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이 작고여린 소녀는 아버지의 전 여자 친구에 의해 보살핌을 받지만 친모도 아니고 원래의 고향인 파리를 그리워함을 알게 됨으로서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을 늘 품고 지낸다. 생존을 위한 가방을 늘 지니고 다니며 치유센터에서 들었던 the higher power에 대해 이상을 품는다. 그리고 집을 떠나 자신의 행복과 인생의 밑바닥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power를 찾아 헤메이고 여러 에피소드들과 역경과 고난 끝에 전여자친구인 Brigitte에 의해 입양 되는 것으로 해피앤딩 결말을 맺는다. 내용의 전개는 역경과 고난, 탈출시도, 교훈, 행복한 결말로 평이한 편인데 밝은 주황톤의 표지와 달리 내용은 내내 무겁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인데 아이들은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난 이 책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이십대 중반을 넘어가고 각종 영미문학 작품을 접했던 경험으로 인해 이 책의 배경인 몰락한 탄광촌과 그로인해 비롯된 빈민촌의 정신이상자들 모임, 그리고 그곳에서 교훈 혹은 특별함을 느낀 불쌍한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시대상의 비판과 현실을 지적함일 것이라 어렴풋이 추측했다. 그리고 나중에 이 책의 해석을 보고 나서야 이야기를 엿듣는 구멍은 럭키의 상처 치유의 매개이고 이 후 Brigitte이 자신을 떠날 것이 아님을 알게 된 럭키가 구멍을 메움에서 상처의 치유를 상징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럴싸 하지만 럭키는 구멍을 통해 이야기를 엿듣고 자신의 새로운 가치관과 떠남에 대한 결심을 할 뿐 상처의 치유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아이들이 이 책을 본다면 가출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되고 한 부모 가정 혹은 집안이 부유하지 않음에 대해 인생의 밑바닥이란 것을 너무 빨리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굉장히 주관적으로 써서 점수가 걱정되긴 하지만 오랜만에 즐겁게 과제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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